“철책근무 소원 이뤘어요”

  • 입력 2002년 2월 13일 16시 08분


박세호씨
‘단 하루라도 좋으니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책 근무를 서고 싶다’고 했던 한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의 소원(본보 9일자 A31면 참조)이 조만간 성취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13일 뇌성마비로 한쪽 팔만 쓸 수 있는 1급 장애인인 박세호씨(34·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가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 앞으로 낸 입영 희망 민원을 받아들이기로 방침을 정하고 육군측과 구체적인 일정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박씨는 빠듯한 강연(중고교생 등을 상대로 한 ‘체험강연’)일정 때문에 가급적 추위가 풀리는 봄날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병영체험 장소는 비무장지대를 끼고 있는 전방 육군부대 중 한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또 ‘장애인으로서 살아온 역경과 체육인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피땀어린 노력을 장병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뜻을 밝혀온 박씨에게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안보강연 기회를 주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육군 관계자는 “박씨의 사례는 신세대 장병들에게 적지 않은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고의적인 병역기피 의혹을 사고 있는 인기가수 유승준씨 사건에 자극을 받아 이달 초 국방부에 입영 희망 민원을 제기, 화제가 됐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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