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중국산 '유사 비아그라' 밀반입 급증

  • 입력 2001년 11월 13일 02시 39분


인천본부세관이 지난해 11월 미국산 비아그라보다 기능이 떨어지는 중국산 ‘유사 비아그라’ 밀반입 단속을 시작한 이후 올 들어 세관측에 압수되는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2일 인천세관에 따르면 중국을 오가는 선박을 통해 보따리상이 들여오는 유사 비아그라에 대한 단속을 벌인 이후 압수물량은 지난해 월평균 2000여개에서 올 들어 월평균 1만여개 정도로 급증했다.

세관측은 현재까지 모두 11만2300개가 압수됐으며 대부분 100㎎짜리라고 밝혔다. 세관측은 유사 비아그라가 압수되면 1000개 또는 2000개 단위로 밀봉 처리하고 있다. 참깨나 고추 등 농산물은 식품검사와 식물검역을 거쳐 가끔 공개 매각하기도 하지만

유사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 효과가 미국산의 70% 정도라는 점만 알려져 있을뿐 의학적으로 안전 여부가 검증된 적이 없기 때문에 소각 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소각 장소는 경기 안산 시화공단에 있는 폐기물처리업체의 작업장.

세관에 압수된 유사 비아그라 중 1만7000여개가 올 5월과 9월 등 2차례에 걸쳐 소각 처리됐고 나머지 물량도 앞으로 소각될 예정이다.

유사 비아그라는 중국 내 비밀조직에서 생산된 뒤 공급책을 거쳐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 등을 통해 인천항으로 밀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밀수범들은 국내에서 1알(100㎎)에 1만6000원∼1만7000원에 팔리는 미국산 비아그라보다 훨씬 싼 가격(1알에 2300∼2600원)에 중간상인에게 넘기고 중간상인은 다시 소비자에게 1알에 8000원∼1만원 가량에 팔고 있다는 것. 유사 비아그라는 주로 보따리상의 혁대나 양말, 담배갑, 신발 밑창 등에 숨겨져 들여오고 있다. 또 콘돔에 넣은 채 여성의 은밀한 신체 부위에 숨겨 들여오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압수된 유사 비아그라는 안전도가 입증되지 않아 공매할 수 없는데도 ‘공매를 하느냐’는 문의 전화가 많다”며 “철저한 관리를 통해 소각처리하기 때문에 유사 비아그라가 밖으로 새 나가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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