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때문에…" 충남-고양 티격태격

  • 입력 2001년 11월 7일 19시 17분


충남도와 경기 고양시가 ‘꽃’ 때문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충남도가 내년 4월26일부터 5월19일까지 태안군 안면읍 꽂지 해수욕장 일원에서 30개국 70개 화훼업체가 참가하는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를 열 계획인 가운데 고양시가 같은 시기에 국제 규모의 꽃 전시회를 열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내년 4월24일부터 5월8일까지 일산 호수공원에서 해외 20개국 30개 화훼업체가 참가하는 국제 규모의 ‘제10회 고양 꽃 전시회’를 열기로 하고 해외업체 유치단을 구성하는 등 본격 준비에 나섰다.

97년부터 3년 주기로 ‘고양 세계 꽃 박람회’라는 이름으로 국제 규모의 행사를 열고 그 중간에는 소규모의 전시회만 가져왔던 고양시가 돌연 내년에 해외업체 수를 평소의 2배로 늘려 국제 규모의 행사를 열기로 방침을 바꾼 것.

이에 따라 국내의 두 자치단체가 해외의 같은 화훼 업체를 대상으로 겹치기 유치전을 벌이고 결국 두 행사에 중복 초청되는 업체가 상당수에 이르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충남도는 안면도 꽃 박람회의 경우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의 공인을 받은 대규모 국제 행사여서 관람객 유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예상 관람객(72만명)의 절반 가량을 수도권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우려가 적지 않다.

충남도 일각에서는 “고양시가 예년보다 행사를 앞당겨 박람회 개막 이틀 전에 전시회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일종의 ‘김 빼기’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고양시측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년 행사는 최소 규모로 연다는 내부 방침이 정해짐에 따라 충남도의 제안대로 안면도 꽃박람회에 참가해 2003년도 세계 고양 꽃 박람회 홍보를 벌이겠다고 말해왔다”면서 “정부 차원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고양시의 꽃 박람회와 전시회 등에 참여해온 국내외 업체들이 그간의 관계를 감안해 고양시의 행사에 참여하겠다는 자발적인 의사를 밝혀와 행사 규모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고양〓이동영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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