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시장 누가뛰나

  • 입력 2001년 11월 1일 00시 57분


‘초반 기선제압이냐, 중반 뒤집기냐.’

차기 부산시장 자리를 놓고 후보군들의 기(氣) 싸움이 벌써부터 대단하다. 특히 부산은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 공천 경쟁(경선)이 본선보다 훨씬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식적으로 한나라당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군은 이상희(李祥羲) 정의화(鄭義和) 의원과 이영근(李英根) 부산 남구청장 등 3명. 또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과 최근 본인이 희망하고 있는 한나라당 대변인 권철현(權哲賢) 의원 등을 포함하면 최소한 5명 이상이 예선전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예상이 조기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것.

기선제압은 안 시장의 부산고(10회) 동기인 이 의원이 먼저 나섰다. 6월초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을 그만둔 뒤 “과학기술정치로 지역을 살리는데 남은 정치인생을 걸겠다”며 부산시장 출마를 공언했다. 이어 안 시장과 이 의원의 고등학교 후배인 정 의원이 8월초 ‘뉴 리더십’을 내세우며, 이 청장이 ‘바꿔’야 한다며 같은 달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조직 정비와 함께 ‘살기좋은 부산’을 기치로 각종 사회활동을 펴면서 부산시정의 ‘실정(失政)’을 비판하는데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에 부담을 느낀 안 시장은 “시정이 산적한데, 그냥 놔 둘 수도 없고…”라며 현직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홍보정책보좌관을 신설하고 노기태(盧基太) 전 의원을 정무부시장에 앉혀 공조직내 재선 라인을 정비했다. 아침 저녁으론 ‘시정 설명회’를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한나라당 예비 후보군들의 최대 변수는 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권 의원의 출마 여부. 경남고 출신인 권 대변인은 ‘가장 멋진, 역사에 길이 남는 시장’이 되기 위해 사석에서 공공연히 시장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 그는 최근 대변인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비춰 후보군들이 그 의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심권심(李心權心)’을 감안할 때 차차기를 노리는 수라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다 여당인 민주당도 부산시장 후보를 가시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선거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부산시지부는 최근 시지부에서 열린 지구당 위원장 간담회에서 “부산시장은 정파와 지역정서를 초월해 400만 부산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뽑혀야 한다”며 “민주당 내에도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다”고 밝혀 한나라당의 조기 과열에 일침을 가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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