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리빙TV 지분 50% 李씨 슬그머니 재매입說

  • 입력 2001년 9월 24일 18시 33분


지앤지(G&G) 회장 이용호(李容湖)씨는 왜 리빙TV의 주식을 세 차례나 사고 팔면서 인수했으며 로케트전기는 왜 손실을 보면서도 주식 매매를 계속 했을까.

이씨의 계열사인 KEP전자는 지난해 말 5번의 재입찰 끝에 교통안전공단에서 리빙TV를 부가세를 포함해 91억원에 낙찰받았다.

하지만 당시 리빙TV에 대한 시장의 평가에 비해 이씨가 너무 많은 금액을 주고 낙찰받았다는 뒷말이 나오자 이씨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같이 경영할 사람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씨를 도와 낙찰에 참여했던 K씨는 “당초 40억∼50억원의 낙찰가를 예상했으나 계속 예정 가격에 미달돼 재입찰이 이어지면서 높은 가격을 써냈다”고 말했다.

이씨가 손실 보전을 위해 손을 잡은 대상은 로케트전기. 이 회사에는 이씨의 계열사인 대우금속의 비상임이사였던 윤모씨가 전무로 있었다.

이씨는 윤씨를 통해 지난해 4∼5월 3차례에 걸쳐 리빙TV 주식을 로케트전기와 사고 팔았고 12월 제3자에게 리빙TV 지분 50%를 넘겨 70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남기면서 낙찰 손실분을 보전할 수 있었다.

로케트전기측은 24일 리빙TV의 장래 수익성을 보고 당시 이씨와의 거래에서 손해를 보는 것을 감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김종성 회장은 “처음 KEP전자에 리빙TV 지분을 주당 6700원에 팔고 나중에 이보다 2800원 비싸게 사들였지만 경영권을 가질 수 있어 절대 손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로케트전기 뿐만 아니라 이씨와 윤씨 모두 리빙TV가 한국마사회에서 경마중계권을 따내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윤씨는 로케트전기가 지난해 5월 리빙TV 지분 50%를 인수하자마자 한국마사회와 경마중계권을 따내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또 이씨는 이를 위해 정관계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윤씨와 이씨는 리빙TV가 앞으로 시작될 인터넷 경마의 마권 배팅 및 배당금 배정의 주요 창구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엄청난 규모의 수수료 수입을 예상했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마사회측은 “앞으로 인터넷 경마가 언제 시작될지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이씨가 지난해 12월 처분한 것으로 알려진 리빙TV의 지분 50%가 제3자를 거쳐 다시 이씨에게 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이씨가 이 같은 점들을 예상한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로케트전기와 마사회, 리빙TV측은 “그 지분 50%가 현재 누구 소유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대주주간의 지분 이동은 회사측에서도 잘 모른다”고 밝혔다.

<이명건·민동용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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