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신총장 동생 "아니오" 일관

  • 입력 2001년 9월 21일 18시 40분


▼검찰 신승환씨 소환수사▼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49)에 대한 대검 중수부의 조사는 지앤지(G&G) 이용호(李容湖) 회장에게서 받은 돈의 성격에 집중됐다.

승환씨가 이 회장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시점은 신 총장이 총장에 내정된 다음날인 5월22일. 따라서 검찰은 승환씨가 총장 내정자인 형을 거론하며 로비의 대가로 돈을 먼저 요구했을 가능성과 형의 위세를 등에 업고 직접 이 회장의 뒤를 봐줬을 수도 있다고 보고 조사를 했다.

만약 이런 부분이 앞으로 사실로 확인될 경우 승환씨는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처벌받게 된다.

승환씨는 그러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미국 유학 경력이 있고 해외운송업체에서 간부로 일한 점을 높이 산 이 회장이 계열사 사장 자리를 제시하며 스카우트 비용으로 준 돈을 받았을 뿐이지 다른 대가는 없었다는 것.

검찰 관계자는 “당초 승환씨와 이 회장을 대질신문할 계획을 세웠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승환씨는 당시 이 회장의 스카우트 제의에 “빚보증을 잘못 서 신용불량 상태에 있기 때문에 계열사 사장이 될 수 없다”고 말했고 이 회장이 “이 돈으로 갚아라”며 5000만원을 줬다는 두 사람의 진술이 정확히 일치했다는 것.

이와 관련,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능력도 없으면서 빚보증을 서는 사람이 제정신이냐”는 말로 동생 때문에 난처해진 신 총장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대변했다.

21일 오전 1시경 조사를 받고 대검 중수부에서 나온 승환씨는 개인 승용차가 없어 검찰에서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승합차를 타고 귀가했다.

검찰은 현재 승환씨가 이씨에게서 1억원 이상을 받았다는 첩보의 진위를 확인 중이며 이 회장이 실제 승환씨에게 돈을 준 대가로 청탁을 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아 앞으로 승환씨가 재소환될 수도 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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