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씨 회사운영 개입 20억챙긴 조폭출신 사업가 체포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47분


지앤지(G&G) 이용호(李容湖·43·구속수감) 회장의 금융비리를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유창종·柳昌宗 검사장)는 13일 이 회장의 회사운영에 개입하면서 이 회장으로부터 20여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광주 J산업개발 대표 여운환씨(47)를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검찰은 여씨에 대해 14일 공갈 또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여씨가 한때 광주지역 최대 폭력조직인 ‘국제 PJ파’에 관여했던 데다 일부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점 등에 비춰 여씨가 자신의 배경을 이용해 이 회장의 부실기업 인수나 주가조작에 개입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여씨는 이 회장의 전환사채(CB) 발행을 도와주거나 회사 운영에 문제가 생기면 도와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이 회장에게서 20여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정상적 사업거래 외에 20억원이 넘는 돈이 여씨에게로 흘러간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이 회장이 여씨에게 문제의 돈이 부당하게 건네졌다며 돌려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근거로 이 회장을 추궁, 여씨의 혐의를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여씨가 이 회장을 협박해 돈을 챙겼다면 공갈 혐의를, 회사운영을 돕겠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면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씨가 대표로 있는 J산업개발 관계자는 13일 본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여씨는 92년 구속됐다가 풀려난 뒤에는 폭력세계와는 완전히 인연을 끊고 건실한 사업가로 변했다”며 “검찰이 무슨 일로 긴급체포했는지는 모르지만 부당하게 사업을 일으키거나 확장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수형·이명건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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