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교통시스템 수천억 날릴판

  • 입력 2001년 9월 11일 18시 50분


교통신호를 자동으로 변경하는 장치로 서울시내 교차로에 집중 설치되고 있는 신(新)교통신호시스템이 아예 작동하지 않거나 부분 작동에 그쳐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건설교통위 안상수(安商守) 의원이 입수해 11일 공개한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의 감사 결과 신신호시스템이 설치된 영동2교 북단과 영동2교 남단, 경기여고 앞 교차로와 구룡초등학교 교차로 등 18개 교차로에서는 아예 작동하지 않는 ‘먹통’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총 61개 교차로 중 35개(57%) 교차로에서 교통경찰에 의해 수동조작되고 있으며 특히 교통량이 많은 러시아워에 수동조작이 많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시스템 연동화 구간에 연동화가 불가능한 일반 신호기를 설치하거나 △교통량을 측정하는 검지기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특히 건교부가 이를 모른 채, 지난해 228억원을 들여 대전 전주 등에 이 시스템을 설치한데 이어 2002년까지 1294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예산 낭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신신호시스템은 도로에 자동 감지기를 설치, 신호시간과 순서 등을 현장 교통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변경하는 신호체계로 서울시내 242곳에 설치돼 있다.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은 2002년까지 시내 1221개 교차로에 추가설치할 계획이며 총사업비는 1208억원이다.

서울시와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신신호시스템은 시스템 적응을 위한 안정화 기간이 수년 이상 걸린다”며 “도봉로 등 예산 배정과 설계를 마친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은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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