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나홀로 행정' 세금만 허비

  • 입력 2001년 8월 12일 18시 59분


지방자치단체간의 업무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예산을 낭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나타났다.

감사원은 4월 서울 동작구 등 34개 기관을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 업무협조 실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총 42개 사업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주의 6건, 권고 23건, 통보 38건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12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부산시는 북구 화명동 일대에 택지개발사업을 실시하면서 북구청과 이 사업에 따른 도로 개설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해 결국 사업지구 내 4개 도로가 중간이 끊긴 채 만들어지고 막다른 도로도 8곳이나 생겼다.

경기도는 강원도와 협의 없이 경기 가평군 북면 화악리와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삼일리 구간의 지방도로 확장포장공사를 하다가 강원도측이 예산 부족으로 사업비 분담이 어렵다고 통보하자 4억7000만원이나 투입된 이 공사를 지난해 말 중단했다.

전남도는 총 1400억원을 들여 여수 해남 보성 화순 등 4곳에 기능이 비슷한 공룡박물관 및 전시관을 건립하기로 했다가 감사원으로부터 이 사업의 필요성과 적정규모 여부 및 실현 가능한 재원 확보 방안 등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감사원은 또 초중등학교의 운동장 지하에 공용주차장을 설치하는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성남시와 성남교육청에 대해 “성남교육청은 이 사업의 추진을 허용하고, 성남시는 그 대가로 체육관 등 교육시설 설치 사업비의 50%를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는 긴밀한 협의를 통해 쓰레기 소각장 건설을 공동으로 추진해 건설비 59억1600만원과 연간 운영비 30억여원을 아낄 수 있었고, 절감된 예산으로 주민 편익시설 설치에 100억원을 투자해 자치단체간 협조 모범사례로 뽑혔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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