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지킴이]"라디오 잘 들으면 '안전' 보여요"

  • 입력 2001년 6월 18일 18시 37분


김기복씨는 교통안전을자신의 화두로 삼고 있다
김기복씨는 교통안전을
자신의 화두로
삼고 있다
교통사고를 예방하는데 홍보의 역할은 크다. 특히 운전자들이 차 안에서 즐겨 듣는 라디오를 통한 홍보는 신문이나 TV방송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KBS교통정보센터 작가로 일하고 있는 김기복(金基福·47)씨는 90년 KBS교통리포터로 발을 디딘 뒤 11년 동안 라디오를 통한 교통안전 홍보를 맡고 있는 ‘교통 전문 방송인’이다.

김씨는 현재 KBS의 4개 라디오 채널에서 매일 십수차례 씩 정기적으로 방송되는 3분 짜리 교통 안전 정보 방송의 원고를 쓰고 있다.

교통과 관련된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면 지금도 작가가 되기 전처럼 중계차에 몸을 싣고 현장 리포터로 변신한다.

김씨는 12일 항공사 파업 첫날에는 김포공항에 나가 노사협상 결렬과정과 항공기 결항에 따른 파장 등을 2개 라디오 프로그램에 생중계 했다.

98년 작가가 되기 전까지 리포터가 그의 주업이었다. 그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교통사고 다발지역의 위험성을 보도한 것은 지금도 유명하다.

그는 96년 매년 10여명의 인명을 앗아가는 호남고속도로 벌곡고개 구간의 구조적 결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 지적을 받아들여 이 구간을 개선하는 공사에 착수해 지난해 지난해 완공됐다.

91년에는 서울시내의 광폭(廣幅)도로 횡단보도 보행신호가 너무 짧아서 노인과 어린이 등의 교통사고가 빈발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경찰은 초기에는 “보행신호를 늘리면 교통소통에 문제가 생긴다”고 반발하다가 93년 결국 신호주기를 늘렸다.

교통리포터로서 겪은 재미난 무용담도 많다. 93년에는 추석 귀성길을 생생하게 리포트해야 하는데 헬기를 배정받지 못하자 동력행글라이더를 타고 현장을 누볐다. 90년 수해로 일산의 한강 제방이 붕괴돼 접근이 금지되자 청소차의 공구함에 숨어 현장을 리포트하기도 했다.

이같은 활동으로 그는 크고 작은 영광을 누렸다. 교통안전에 기여한 공로로 93년 KBS사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데 이어 95, 96년에는 KBS교통문화 대상과 건교부 장관의 표창을 각각 수상했다.

전문 방송인으로 활동하다보니 엄청난 자산이 생겼다. 머릿속에 훤하게 그려지는 전국 방방곡곡의 도로 상황과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문제점들, 교통에 관련된 많은 취재원, 국내외의 다양한 자료와 데이터베이스 등이 그것이다.

김씨는 15일 “보도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문제의 실태를 조사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활동을 구상중이며 일할 수 있을 때까지 교통안전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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