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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21일 2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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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이후 가족과도 연락하지 못하고 감금당했던 이 할머니는 지병이 악화돼 결국 숨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1일 전직 의사 김모씨(77·서울 종로구 평창동)와 전직 간호사 이모씨(67·여·주거부정), 토지서류위조범 고모씨(50·건축업) 등 3명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고씨와 함께 사기극을 벌인 김모씨(50·건축업) 등 토지사기단 일당 3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99년 5월경 같은 종교단체 신도로 알고 지내던 재산가 진모씨(당시 75세)에게 접근해 “디스크 당뇨 등을 치료하러 가자”고 속여 납치한 뒤 8개월간 경기도 일대를 끌고 다니면서 토지사기단과 결탁, 진씨의 부동산을 가로챈 혐의다.
김씨는 의사라는 이유로 자신을 전적으로 믿고 있던 진씨의 인감도장을 빼내 고씨 등과 짜고 토지매매계약서를 허위작성한 뒤 시가 80억원의 진씨 소유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의 토지 1500평, 임야 3만3000평을 24억원에 매각, 나눠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 등은 또 지병 악화로 의식이 없어진 진씨를 99월말 인천 모병원 응급실로 옮긴 뒤 병원측에 보호자라고 속여 “X레이 촬영이나 혈액검사, 심폐소생술 등이 필요없다”고 말해 결국 지난해 1월5일 사망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진씨는 수년 전 사망한 남편으로부터 부동산을 상속받은 뒤 사촌여동생과 함께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