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대졸자 "아르바이트라도"…임시직 희망 2만8천여명

  • 입력 2001년 2월 12일 18시 31분


“일만 할 수 있다면 아르바이트라도 감지덕지죠.”

졸업철과 맞물려 취업난이 극심해지고 있는 올해 2월. 연세대 졸업반인 김모씨는 학교 취업정보실을 오가며 임시직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졸업을 앞두고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쓰기는 쑥스럽고 정규직 자리는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구직난이 심화되면서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불사하겠다는 구직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12일 인터넷 채용정보 업체 인크루트(www.incruit.com)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취업 의뢰자 수는 무려 2만878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7월 5234명에 비해 5배나 늘어난 수치. 비율면에서도 지난해 7월의 2%(24만4755명 중 5234명)에 비해 7%(42만3399명 중 2만8780명)로 높아졌다. 인크루트의 이광석 사장은 “이런 현상은 구직자보다 일자리 수가 항상 부족한 ‘구조적 실업’이 나타나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구직자들은 아르바이트를 이용해 정규직 진출을 꾀하는 ‘자구책’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익대 불문학과 4학년 양지윤씨는 “여학생들은 임시직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은 외국기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인크루트의 조사 결과에서도 정규직과 관련이 있는 문서작성과 사무보조, 컴퓨터, 디자인 등 분야는 희망자가 3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전통적 인기 분야인 DM발송, 서빙과 광고전단배포, 청소, 주유 등 단순노동은 점점 인기를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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