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끝 숨진 아내 모교에 40대 회사원 500만원 쾌척

  • 입력 2001년 1월 2일 18시 52분


40대 회사원이 투병생활 끝에 세상을 떠난 아내의 모교에 장학금을 기탁하고 어린 아들도 아버지와 뜻을 함께 하겠다고 약속한 ‘따뜻한 가족애’가 한파를 녹이고 있다.

2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S건설회사 황호진(黃鎬眞·41·서울 강서구 등촌동·사진)차장과 아들 두현군(11)이 지난해 말 “가정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써달라”며 장학금 500만원을 기탁하고 1년 안에 500만원을 더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황씨가 모교인 연세대가 아닌 이화여대에 장학금을 기탁한 것은 99년 숨진 아내 김애란씨(당시 37세)가 이화여대 출신이기 때문. 황씨는 군에서 제대한 86년 대학생이던 김씨를 만나 3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잠시. 아내 김씨가 신부전증에 걸려 10여년간 투병생활을 하다 99년 세상을 떠났다.

“아빠는 엄마를 무지무지 사랑했어요”라는 두현군의 말처럼 아내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황씨는 세상을 떠난 아내를 잊지 못했다.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황씨는 아내의 모교 후배들을 돕기로 마음먹고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돈을 모아 장학금을 마련했다. 이화여대는 이 돈으로 ‘김애란 장학기금’을 만들어 황씨의 뜻을 기리기로 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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