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의 신년사]"근거없는 의혹수사 안한다"

  • 입력 2001년 1월 2일 18시 46분


박순용(朴舜用·사진)검찰총장은 2일 신년사에서 “검찰은 법에 따라 범죄를 수사하고 소추하는 기관이지 국민의 애로와 궁금증을 풀어주는 초법적 기구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총장은 이날 재경지역 부장검사 이상 간부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년다짐회’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유언비어나 근거없는 의혹까지도 검찰에서 수사하라는 것은 법과 수사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법을 빙자해 인권과 정의를 위태롭게 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박총장의 이같은 신년사 내용에 대해 “최근 금융비리 사건 등을 둘러싸고 검찰에 쏟아진 비난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것이 아니냐”는 풀이도 있다.

박총장은 특히 “검찰이 할 일에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며 설사 일부에서 각종 의혹을 놓고 검찰을 비난하더라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검찰에는 떠도는 소문을 뒤쫓느라 시간을 낭비할 여력이 없다”며 “남은 임기 동안 본연의 임무를 다하도록 검찰을 지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총장은 “검찰은 극히 추상적이고 막연한 의혹까지도 밝혀 달라는 요구를 자주 받고 있으며 이런 세태와 풍조 때문에 정상적인 기능 수행에 큰 장애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민이 부여한 기본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