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홀어머니둔 현역장병위해 부대서 관사제공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1분


현역 사병이 부대장의 배려로 부대 주변에 청각장애인인 홀어머니를 모시고 군생활을 하고 있어 화제다. 이 병사는 일주일에 두 차례 외박을 나가 어머니를 돌본다.

충북의 육군 중원부대 김경수(金敬洙·22)상병. 그는 올 2월 부대에서 1㎞ 가량 떨어진 빈 장교 관사로 제주에 살던 홀어머니 심옥희(沈玉熙·62)씨를 모셔온 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외박증을 끊어 나간다. 심씨는 듣거나 말을 하지 못해 혼자 생활하기 어렵기 때문.

특히 결혼을 하지 않은 채 막노동으로 누이인 심씨와 함께 살던 외삼촌(43)이 외환위기 이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생계조차 어려워졌다.

김상병이 어머니를 모시게 된 것은 부대장 김형완(金亨翫)대령의 도움 덕분.

김대령은 상담을 통해 김상병의 딱한 사연을 듣고 곧바로 빈 장교 관사를 수리하도록 한 뒤 50여만원의 이사비용까지 지원했다. 심씨가 이사를 오자 생필품을 지원하는 한편 의무부대에 부탁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도록 하는 등 건강도 돌보고 있다.외로움과 생계문제로 기력을 잃었던 심씨는 요즘 주변 마을에서 일거리를 얻어 한달에 열흘 정도 일하며 스스로 생계를 챙길 만큼 활기를 되찾고 있다.

고교 졸업 후 입대하기 전 공장에서 일하며 어머니를 모셨던 김상병은 “요즘은 어머니에 대한 걱정을 잊고 틈틈이 컴퓨터 공부도 하고있다”며 “제대하면 좋은 직장에 취업해 어머니를 잘 모시겠다”고 다짐했다.

<충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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