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군 민속예술연구회는 13일부터 15일까지 진도군 향토문화회관에서 국립남도국악원 건립확정을 기념하기 위해 2시간짜리 3막으로 구성된 창작 민요극 ‘진도에 또하나 고려 있었네’를 무대에 올린다.
진도출신 여류소설가 곽의진씨의 극본과 전주대 연극영화과 박병도교수의 연출, 전 국립창극단 단장인 전황씨가 안무를 맡은 이 극은 700년전 고려를 되찾기 위해 진도에 성을 쌓고 끈질기게 몽고에 대한 투쟁을 벌인 삼별초 배중손 장군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이 극이 관심을 끄는 것은 제작진을 제외한 출연진 전원이 연극 경험이 전혀 없는 진도 주민들이기 때문.
배장군역만 국악인인 박문수씨(52·조도면)가 맡았을 뿐 여몽연합군의 고려 장군인 김방경역에 김병천씨(39·교육공무원·임회면), 배장군을 흠모하는 동백역에 노부희씨(26·여·진도읍)를 비롯해 농부역과 병사역으로 주민과 중고교생 등 70여명이 출연한다.
지난달 초 공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이들은 매일 밤 늦게까지 대본을 외우고 연기를 익히고 있다. 동백역의 노씨는 “각본에 따라 연기를 하는게 힘들지만 내고장의 역사를 무대에 올린다는 뿌듯함에 피곤이 싹 가신다”고 말했다.
민속예술연구회 허산(許』)회장은 “연기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겠지만 2시간짜리 창극을 지역 주민들이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진도〓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