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벨리]벤처기업들 "가자! 청담동으로"

  • 입력 2000년 12월 6일 18시 38분


《‘지는 테헤란밸리, 뜨는 청담밸리.’서울 강남구 청담동 부근이 정보통신 업체의 새로운 메카로 등장하고 있다. 주무대는 8월1일 개통한 지하철 7호선 학동역에서 강남구청역, 청담역을 잇는 구간. 이 일대는 ‘막스마라’ ‘발렌티노’ 등 유명 패션 브랜드의 매장을 비롯해 고급 카페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첨단 유행의 거리로 최근 들어 벤처인들이 대거 이주해 벤처 패션 명가(名街)로 떠오르고 있다.》

테헤란밸리와 같은 강남권이면서도 상대적으로 평당 임대료가 저렴한데다 지하철 7호선 개통으로 교통 여건이 좋아졌고, 세련된 지역분위기 등이 유인 요인이 됐다.

8월경 이 곳에 입주한 ㈜마이플랜의 아시아 마케팅 대표 오성희씨는 “이 일대 임대료가 테헤란로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사무실을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사무실이 테헤란밸리에 있지 않으면 일반인들의 인식도 좋지 않고 자금을 조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그같은 시각들이 사라졌다는 점도 한몫 거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린부동산 김연호 대표는 “청담동 지역의 건물 임대료가 평당 250만∼300만원선인 데 비해 테헤란 쪽은 아직 500만∼600만원선이니까 사실상 절반 값에 사무실을 얻을 수 있는 셈”이라며 “올 3월부터 벤처기업들이 이 일대로 몰리고 있으며 거의 모든 사무실이 벤처기업들로 채워지고 있어 요즘은 매물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청담밸리에 모여든 벤처기업들은 개인화 솔루션 개발업체인 ㈜코페이지와 한국대학생 벤처창업연구회(KVC)의 2호 벤처기업인 ㈜하빈, 개인용 휴대단말기(PDA) 게임개발업체 ㈜지오인터랙티브 등이다.

4월에 청담밸리로 합류한 데이터 복구 소프트웨어업체 ㈜파이널데이터의 마케팅 담당 김준형씨는 “이 곳이 유행에 민감한 곳인만큼 벤처사업의 감각을 살릴 수 있는 이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빈의 기획팀 박상명 대리도 “사무실 주변에 가격대가 다양하면서도 괜찮은 음식점과 카페 등이 많아 교류업체들과 미팅을 갖기도 좋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 탓인지 ㈜대우통신에서 분사한 정보통신 장비업체 ㈜머큐리가 내년 1월 분당에서 강남구청 인근으로, 3차원 애니메이션 전문업체인 ㈜이온디지털필름도 내년 3월경 학동역 부근의 사옥으로 옮기는 등 당분간 입주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강남구청의 한 관계자는 “요즘 테헤란로 벤처기업들의 건물 임대문의가 쇄도하는 대신 청담밸리 부근에는 벤처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강남권의 이점을 살릴 수 있으면서도 실속을 챙길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청담밸리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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