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실패" 농민들 분노폭발…고속도로 곳곳 점거시위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8시 37분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정광훈·鄭光勳) 등 전국 21개 농민단체 회원 수만명(경찰 추산 1만2000명)은 21일 전국 172개 시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농가부채 특별법 제정을 위한 100만 농민 총궐기 대회’를 열고 부채 상환을 유예시켜 줄 것 등을 요구했다.

집회에서 농민들은 “정부의 농정 실패로 농가부채가 38조원에 이르렀다”며 “정부는 농가부채 상환을 유예하고 이자를 감면하는 내용의 ‘농가부채 경감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즉각 만들고 농축산물의 가격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이날 트럭과 농기계 등 차량 1145대(경찰 집계)에 탑승, 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맞서거나 도로를 점거해 경부와 남해, 구마고속도로 등 전국 고속도로에 하루종일 교통체증을 빚었다.

▲시위트럭 치여 경찰중태▲

▽경남북 지역〓오전 10시반경 경남 하동군 진교면 송원리 남해고속도로 진교 인터체인지에서 이모씨(32·농업)가 4.5t트럭을 몰고 경찰 저지선으로 돌진, 경남경찰청 502전경대 소속 김동우 일경(21)이 중태에 빠졌으며 이태규 일경(20) 등 2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또 거창농민회원 200여명은 차량 80대를 몰고 88고속도로 가조휴게소 인근을 차단하는 바람에 고속도로 통행 차량들이 인근 국도를 우회했으며 남해고속도로와 구마고속도로 10여 곳에도 농민과 차량이 진입하면서 극심한 체증이 빚어졌다.

경북 상주지역 농민 300여명은 오전 11시20분부터 트럭 110대를 동원해 경부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제지당하자 걸어서 추풍령휴게소로 집결해 시위를 벌였다.

▽전남북 지역〓전북 남원에서는 농민 400여명이 전주∼남원간 국도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해 양측 차량이 파손되고 부상자도 발생했다.

전남 나주시농민회 소속 400여명은 오전 10시 트랙터 경운기 등 30여대를 동원해 중앙로에서 가두행진을 벌이다 나주시청 앞으로 몰려가 방울토마토 고추 등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관련기사▼

[농가부채 農-政공방]부채상환 기산-감면폭 이견

▲빚고민 자살 농민 위령제▲

담양지역 농민 300여명도 이날 오후 담양읍 천변주차장에서 최근 충북에서 농가부채로 고민하다 자살한 농민의 위령제를 지내고 상여를 불태운 뒤 시가행진을 벌였다.

▽충청 지역〓낮 12시경에는 옥천 농업경영인협회 회원 200여명이 차량 50여대를 동원해 옥천톨게이트에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원천봉쇄당하자 농민 50여명이 걸어서 경부고속도로로 진입, 오후 1시20분경 옥천군 옥천읍 금구리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가로막고 시위를 벌였다.

오후 5시10분경 충남 아산시 배방면 북수리 봉강교에서 청양농민회 소속 김모씨(35)가 1t트럭을 몰고 가다 대치 중이던 경찰관을 들이받아 아산경찰서 소속 김민호 일경(21) 등 6명이 다쳤다.

충북 제천 단양지역 농민들은 오후 4시부터 40여분 동안 제천시 봉양읍 연박리 박달재터널 앞 국도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다.

<사회부종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