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약사법수용 진통…의쟁투 "재투표" 요구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8시 34분


대한의사협회가 21일 의―약―정(醫―藥―政) 합의안에 대한 회원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의권쟁취투쟁위원회와 전공의들이 투표절차와 결과를 문제삼아 격렬히 반발하자 이를 22일로 연기했다.

김재정(金在正)의협회장은 이날 오후 7시 “표차(247표)가 너무 근소해 재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시도별로 재검표를 실시한 뒤 22일 결과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쟁투는 일부 지역에서 전화투표를 하는 등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재투표를 요구하고 있어 재투표가 선택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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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의협은 전공의를 제외하고 의대교수 전임의 개원의 봉직의 등 2만3418명이 투표에 참가한 결과 48.6%(1만1392명)가 의―약―정 합의안의 국회상정에 찬성하고 47.6%(1만1145명)가 반대했다고 집계했었다.

의협 집행부와 의쟁투가 투표절차 및 결과를 놓고 마찰을 빚는 등 내부 갈등이 심각해짐에 따라 약사법 개정안의 정기국회 상정이 불투명해지고 의약분업 정착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날 개표 초반에는 합의안에 대한 국회상정 반대표가 많았으나 막판에 회원수가 많은 서울 인천 대전 등 대도시에서 찬성표가 쏟아진 데다 의협과 다른 설문으로 독자적인 투표를 실시한 전공의들의 득표를 최종 집계에서 제외키로 하면서 찬성표가 절반을 넘었다.

전공의 투표엔 1만4149명 중 1만1443명(80.9%)이 참가해 78.7%(9011명)가 의―약―정 합의안을 거부했으며 20.6%(2357명)만이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의―정 합의안에 대해서도 거부가 67.8%(7760명)로 수용의 31.3%(3582명) 2배를 넘었다. 또 의대생들은 2만390명 중 65.3%가 자체 투표를 벌여 52.3%가 의―약―정 합의안 수용에 반대의사를 밝혔다.전국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로 예정했던 수업복귀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유급을 감수키로 했으나 투표율이 낮은 데다 수업 복귀를 주장하는 학생도 많아 개별적으로 수업에 복귀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의협 관계자는 전망했다.

한편 전공의들은 이날 전국병원대표자회의를 열고 투표결과와 상관없이 단계적으로 진료에 복귀하기로 결정해 그동안 파행진료를 면치 못했던 종합병원 진료가 곧 정상화될 전망이다. 이 중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의대(서울중앙병원)의 전공의들은 22, 23일 진료에 복귀한다.

<정성희·송상근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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