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생활자 203명 세무조사… 국세청 한달간 집중추적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9시 20분


호화 사치 생활자 및 업소가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은 16일 부유층 상대의 고급 카페와 룸살롱, 피부미용실, 호화혼수 관련 업소와 출입자 등 203명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권영훈 조사2과장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과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일반 국민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있는데 일부 계층의 무분별한 호화, 사치 풍조가 퍼지고 있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대상〓조사대상은 고급시계 귀금속 고급가구 골프용품 등 사치물품 판매업소 대표 37명, 고급카페 고급룸살롱 고급음식점 등 사치향락업소 대표 67명, 피부미용관리업소 호화혼수업소 등 호황업종 대표 29명 등이다. 이밖에도 고급 룸살롱 출입자, 고액과외 관련자, 사치성 재산 과다 보유자 70명도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이번 대상자들에 대해 지방청 조사국 및 세무서 조사과 요원 987명을 투입해 30일간 조사한다. 이들 인력은 올 하반기부터 연말까지 정기세무조사 유보로 인해 여유가 생긴 조사인력이다.

한편 국세청은 올 들어 9월까지 호화, 사치 과소비 관련자의 음성 탈루 소득에 대해 총 3470건에 1조6765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용카드 변칙 거래를 통해 수입금액을 탈루한 101개 유흥업소에 대해 집중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해 186억원을 추징하고 14명을 조세포탈범으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덧붙였다.

▽양주 1병에 100만원〓국세청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서 고급 카페를 운영하는 A씨의 경우 8억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꾸몄다. 그는 부유층 자녀들을 상대로 커피 한잔에 1만원 이상, 양주 1병에 30만∼100만원을 받고 연간 12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수입금액을 2억원만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3년간 해외여행 37회〓서울 종로에서 고급시계 도매업을 하는 B씨는 유명 백화점에 원가의 10배 이상을 받고 고급시계를 판매하면서 본인과 가족이 98년 이후 37회의 해외여행을 즐긴 것으로 국세청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