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藥-政합의안’ 20일 찬반투표…의쟁투-교수협 갈등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43분


대한의사협회는 16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의―약―정(醫―藥―政)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20일 실시하고 투개표 업무는 의권쟁취투쟁위원회가 아니라 의협 진행부에서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의협은 회원 투표에서 △의―정 및 의―약―정 협의안(약사법 개정안)에 대한 만족―불만족 △의―약―정 합의안의 국회 상정에 대한 찬성―반대의사를 확인한 뒤 그 결과를 21일 발표키로 했다.

한편 의대교수와 전임의에 이어 전공의들도 이날 합의안이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국회 상정에 반대하지 않고 미진한 부분은 계속 보완을 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한 의쟁투 집행부 일부는 회원들에게 부정적 답변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김현집 의대교수협회회장 "의쟁투에 끌려다니지 않겠다"▼

“교수가 뭡니까. 때로는 선도적인 입장에 서야죠. 말없는 대다수 의사도 중요하고요.”

김현집(金賢執·서울의대 교수·사진)전국의대교수협의회장은 더 이상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권쟁취투쟁위원회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의―약―정 합의안을 의쟁투가 거부하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주장.

김교수는 평소 말수가 적은 편. 의―정 대화가 26차례, 의―약―정 협의회가 6차례 열리는 동안 거의 입을 열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합의안을 어떻게 보는지.

“부족하긴 하지만 수용해야 한다. 의쟁투가 합의를 무산시키려는데 내용을 다 보고받으면서 그때는 가만있다가 왜 이제 와서 거부하는가.”

―의쟁투 투표자료는 합의안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회원들에게 공정한 판단의 기회를 줘야 한다. 합의안을 형편없고 쓰레기 같은 것으로 몰아가는 건 잘못이다.”

―일부 지방교수들이 반대입장인데….

“보건복지부의 임의조제 단속지침을 보고 대부분 수용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전공의들도 마찬가지고.”

김교수는 “전공의, 전임의와 의료계 인사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정부가 노력해 달라”며 “(파업으로) 환자가 불편을 겪고 병원장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김교수는 4월에 전교협 회장이 됐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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