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금고 불법대출]금감원간부 본격조사

  • 입력 2000년 11월 5일 19시 54분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부장검사)는 5일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56)부회장이 로비목적으로 금감원 간부들에게 10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금감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뇌물수수 여부에 대해 조사중이다.

검찰은 또 한국디지탈라인(KDL) 정현준(鄭炫埈·32)사장의 측근인 전 J증권회사 지점장 권오승씨(현재 H증권 투자상담사)가 ‘KDL이 부도난다’는 소식을 정사장에게서 미리 전해듣고 부도 직전 KDL주식 84만주를 판 사실이 드러나 권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금감원 로비 수사〓서울지검 이기배(李棋培)3차장은 이날 “이부회장이 10억원을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에게 전달했고 이 돈이 로비 목적으로 쓰인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부회장이 직접 금감원에 로비를 하고도 미국으로 출국한 유사장에게 로비 책임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부회장을 상대로 정확한 로비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정사장은 지난달 26일 검찰에 출두하기 전 “올해 2월 유일반도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받는 대신 10억원을 이부회장에게 줬고 이 돈이 유일반도체 BW 저가발행에 대한 금감원의 징계 무마 대가로 금감원 간부들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4일 BW 저가발행 경위를 조사했던 금감원 조사총괄국 정모실장 등 금감원 직원 3명을 불러 당시 조사경위와 수뢰여부를 조사한 뒤 이들을 일단 귀가시켰다.

검찰은 또 재경부 직원 이모씨가 1월 금감원 장래찬(張來燦)전국장과 함께 유사장으로부터 시가보다 싸게 평창정보통신 주식 2만8000주를 매입해 이중 5000주를 나눠 가진 사실을 밝혀내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주식 내부자 거래, 사설펀드 수사〓권오승씨는 9월 정현준 사장으로부터 KDL이 부도날 위험이 있다는 말을 듣고 보유 중이던 KDL 주식 84만주를 팔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권씨는 KDL 주식을 주당 4000여원에 팔았으며 KDL의 주가는 3일 1320원을 기록했다.

검찰은 또 정사장이 지금까지 드러난 703억원 규모의 5개 펀드 외에 다른 사설펀드도 운영했다는 정사장측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 펀드 투자자 모집책 5명을 상대로 펀드조성과 투자자 모집경위에 대해 조사중이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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