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종금 100억대 돈세탁…고속철로비 추적중 발견

  • 입력 2000년 10월 3일 19시 17분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김대웅·金大雄검사장)는 96년 15대 총선 직전 경남종금에서 수표로 발행된 100억원대의 자금 가운데 수십억원이 수 차례의 돈 세탁 과정을 거쳐 입출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의 입금처와 행방을 추적중이다.

검찰은 올해 5월 고속철도 차량 선정 로비의혹 사건의 주범 최만석씨(59·수배중)가 국내에 들여온 자금을 추적하던 중 문제의 계좌를 발견했으며 이 계좌에서 흘러간 돈이 당시 정치권 인사들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를 조사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경남종금에서 수상한 돈의 흐름이 발견돼 입출금 내용을 추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돈의 정확한 출처와 당시 정치권에 흘러갔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더 조사해 봐야 진상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자금이 최씨의 로비자금이거나 불법적으로 조성된 정치자금으로 확인되고 당시 여권 정치인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은 최씨가 잠적해 수사가 중단된 이후 최씨가 94년 11월과 95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프랑스 알스톰사에서 받은 1100만달러(당시 환율로 88억원)의 행방을 찾기 위해 광범위한 계좌추적 작업을 벌여 왔다.

검찰은 계좌추적이 마무리되면 본격 수사에 나서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종금은 94년 7월 경남투자금융에서 종금사로 전환했다가 98년 2월 폐쇄 조치됐으며 소유주였던 동남그룹 김인태(金仁泰)회장은 종금사 전환과 관련해 여권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던 중 97년 12월 대통령선거 직후 해외로 출국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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