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한빛銀 사건 특검제 촉구

  • 입력 2000년 9월 17일 18시 5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수용 의사를 내비치며 대야(對野) 유화 제스처를 보였지만 한나라당은 “그 정도로는 안된다”며 고개를 돌렸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7일 “누차 얘기했듯이 이번 일련의 사건들은 국기를 흔들고 헌법을 파괴하는 중대한 문제로 대충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며 민주당의 국정조사 움직임에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이총재는 “특히 한빛은행 사건은 국민적 의혹과 분노가 너무 커 꼭 특검제를 해야 한다”며 강경투쟁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고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21일로 예정된 부산에서의 ‘김대중정권 규탄 대회’를 강행할 방침. 민주당이 일단 기존의 야당 무시 입장에서 변화 조짐을 보인 만큼, 차제에 보다 강하게 밀어붙여 특검제 수용 쪽으로 몰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권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이 민심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특검제는 절대 안된다고 한다”면서 “대통령의 오기 때문에 나라가 결딴날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는 종래 민주당의 입장과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앞으로의 여야 협상 여지마저 막는 내용이다. 들끓는 민심이 폭발하기 전에 특검제를 수용해 난국을 수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협상 창구인 총무단도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김무성(金武星)원내수석부총무는 “아직 여권에서 협상안은커녕 접촉 제의도 없었다”면서 “한빛은행사건 국정조사를 받고 안받고를 떠나 현재 국회법 날치기에다 부정선거 축소은폐 문제 등이 얽혀 있어 여러 쟁점을 일괄 타결해야지 하나 하나를 따질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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