刑확정 앞두고 美도피, 박병일 변호사 귀국 수감

  • 입력 2000년 8월 27일 19시 16분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아오다 5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 하루전 미국으로 도피했던 박병일(朴炳一·66·전의원)변호사가 27일 자진 귀국해 곧바로 수감됐다.

서울지검 북부지청 형사2부(이상도·李相燾부장검사)는 “박변호사가 이날 오전 6시반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으며 공항에서 바로 체포해 성동구치소에 수감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박변호사는 법률상 불구속 피고인으로서 ‘적법하게 출국’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도피부분을 추가해 형사처벌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5월29일 박변호사가 출국한 뒤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기 위해 인터폴(국제경찰기구)을 통해 미국내 소재지 확인 작업을 벌여왔으며 전화를 걸어온 박변호사를 상대로 자진 귀국을 종용했다고 밝혔다.

박변호사는 공항에서 구치소로 이송되면서 “건강이 나빠져 미국에 치료하러 갔으며 그곳에서 건강이 더 악화돼 귀국했다”고 말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그러나 박변호사가 형 확정을 앞두고 도피했다가 3개월짜리 단기비자의 유효기간이 끝나고 한미 수사기관의 공조가 시작되자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박변호사는 84년 12억원짜리 모텔 건물을 강창식씨(62)에게 팔면서 강씨의 인감도장이 찍힌 백지 메모지로 명의신탁각서 등을 위조, 민사소송을 통해 부동산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5월30일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