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소액주주 소송위해 "原告 구합니다"

  • 입력 2000년 8월 17일 18시 57분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인 장하성(張夏成)고려대교수와 김진욱(金振旭)변호사는 7월10일부터 사흘동안 아직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외국’에 다녀왔다. 때 이른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9월초 삼성전자의 이사진들을 상대로 제기할 소액주주 소송의 원고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참여연대는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회장이 삼성자동차의 채권 금융기관에 빚을 갚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주주들이 입을 지도 모를 피해를 막는 가처분신청을 준비중이다. 99년 8월 삼성은 이회장이 채권단에 삼성생명 주식을 증여해 2조4500억원을 갚되 오는 12월말 현재 삼성생명 주식 값이 주당 70만원 이하여서 돈이 모자라면 삼성전자 등 계열사를 통해 보전해 주겠다고 밝혔었다.

강용석(康容碩)변호사는 “삼성전자가 나설 경우 이회장의 경영 실책에 따른 손해를 삼성전자의 일반 주주들이 떠 안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는 삼성전자 이사회가 이회장의 채무를 보증키로 한 결의의 효력을 중지하는 ‘이사회 위법행위 유지’가처분신청을 우선 내기로 했으나 ‘신청인’을 구하는 것이 문제였다. 상법에는 총 발행주식의 0.25%를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들만이 소송을 낼 수 있도록 돼 있다.

삼성전자의 총 발행주식은 1억5000여만 주나 돼 국내의 ‘소액주주’들을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장교수 등은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소유한 외국 8개 펀드회사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설득, 소송권한을 위임받기로 했다.

한편 삼성SDS가 이회장의 장남 재용(在鎔)씨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저가로 발행해 일반 주주의 이익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진행중인 참여연대는 10일부터 인터넷 전자신문인 이데일리(edaily.co.kr)와 인터넷 증권금융정보사이트인 코스닥터(kosdoctor.co.kr) 애널스톡(analstock.co.kr)과 제휴, 인터넷상으로 추가 원고를 모집중이다.

김진욱변호사는 “삼성SDS와 이 회사의 대주주인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물산의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원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이정은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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