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여대생등 '마약 광란파티'…미군포함 10명 기소-수배

  • 입력 2000년 7월 25일 19시 37분


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文孝男 부장검사)는 25일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MDMA)나 초강력 환각제 LSD를 밀매하거나 투약한 혐의로 재미교포 여대생 조미화씨(20) 등 8명을 구속기소하고 재미교포 서문경씨(25·바텐더)를 같은 혐의로 지명수배했다.

검찰은 또 LSD를 판매한 혐의로 주한미군 클린턴 셰인 슬로언 일병(20)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6월초 미국 뉴욕에서 신발 밑창에 엑스터시 481정을 숨겨 입국, 재미교포 김경중씨(24·잡지사 편집장·구속)에게 넘긴 혐의다. 서씨는 350만원을 주고 김씨로부터 구입한 엑스터시 80정 중 일부를 상습 투약한 혐의다.

슬로언 일병은 6월말 서울 신촌 홍익대 앞에서 캐나다인(25)으로부터 액체 LSD 1.2㎖를 산 뒤 이를 주입한 사탕 20여개를 만들어 대학생 등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적발된 이들은 대부분 부유한 부모를 둔 20대로 서울과 미국의 유명 대학을 다니거나 졸업했으며 부모 중엔 공기업 간부와 지방언론사 서울지사장이 포함돼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조사결과 서씨 등은 주말마다 서울 신촌 이태원 강남 일대 테크노바에서 엑스터시를 복용하고 춤을 추는 ‘레이브(광란) 파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 유입된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는 알약 형태로 투약이 간편한데다 환각 효과가 히로뽕의 3, 4배에 달해 테크노바 등에서 신세대에게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강력 환각제. 투약한 뒤 머리를 흔들며 춤을 추면 극심한 환각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일명‘도리도리’라고도 불린다.

LSD는 극소량인 25㎍(마이크로그램·먼지 1입자 크기)만 투약해도 4∼12시간 동안 환각증상을 보이며 염색체 이상까지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인 약물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여름방학을 맞은 재미교포 대학생과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하면서 이들이 들여온 신종 마약류가 국내에 대량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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