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선이사 파견 광운대 재단간부 37억원 횡령

  • 입력 2000년 7월 13일 23시 29분


관선 이사진이 파견된 대학의 재단에서 수십억원대의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교육부는 13일 학교법인 광운학원(이사장 이세중·李世中변호사)이 재단 기획관리부장 조석진(趙錫振)씨가 37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뒤 잠적했다고 보고해 재단의 기금운영 상황 등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조부장은 공금을 유용하거나 이사장의 직인을 도용해 예금을 인출하는 등의 수법으로 모두 37억원의 공금을 빼돌렸다는 것.

광운대 관계자는 “조부장이 건설회사에서 반환받은 공사대금 9억800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 같다”면서 “6월16일 서울지검 북부지청에 조부장을 고발했다”고 말했다. 횡령 사실은 재단이 대학에 주는 전입금이 입금되지 않아 이상하게 여긴 대학측이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부장은 광운대 설립자인 조광운(趙光云)박사의 장손자로 국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광운대가 93년 입시부정사건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아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힘들어지자 97년 10월 이변호사 등을 관선 이사진으로 파견, 재단을 관리해왔다.

교육부는 “이 사건의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이사진의 재단 관리 감독에 문제가 발견되면 이사진을 교체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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