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부터 기관지 질환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며 환자들의 고통을 알게 된 이할머니는 97년 6월에도 “의학연구에 써달라”며 10억원을 서울대병원에 기증했다.
이할머니는 “4월 한달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면서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이번에 돈을 기탁한 이유를 밝혔다.
이할머니는 6·25전쟁에서 남편을 잃고 고향인 충남 서산을 떠나 경남 마산으로 피란가 삯바느질과 한복장사로 재산을 모았는데 76년에는 서울 중앙중고교에 자신의 호를 딴 ‘좌송(坐松)장학회’를 설립했으며 93년 대원학원에 시가 30억원의 상가를 기증했다. 이할머니는 “평생 땀 흘려 벌어온 깨끗한 돈이기 때문에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데 쓰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감사의 뜻으로 97년 9월 본관 1층 로비에 이할머니의 기념상을 세웠고 지난해 12월 동창회 명예회원으로 추대했다.
<신연수기자>yss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