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할머니’ 또 2억원 기탁…어제 서울대 병원에

  • 입력 2000년 6월 27일 23시 18분


평생 삯바느질로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이미 40억원 이상 사회로 환원한 이순옥(李順玉·88)할머니가 27일 서울대병원에 또 2억원을 기탁했다.

94년부터 기관지 질환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며 환자들의 고통을 알게 된 이할머니는 97년 6월에도 “의학연구에 써달라”며 10억원을 서울대병원에 기증했다.

이할머니는 “4월 한달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면서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이번에 돈을 기탁한 이유를 밝혔다.

이할머니는 6·25전쟁에서 남편을 잃고 고향인 충남 서산을 떠나 경남 마산으로 피란가 삯바느질과 한복장사로 재산을 모았는데 76년에는 서울 중앙중고교에 자신의 호를 딴 ‘좌송(坐松)장학회’를 설립했으며 93년 대원학원에 시가 30억원의 상가를 기증했다. 이할머니는 “평생 땀 흘려 벌어온 깨끗한 돈이기 때문에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데 쓰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감사의 뜻으로 97년 9월 본관 1층 로비에 이할머니의 기념상을 세웠고 지난해 12월 동창회 명예회원으로 추대했다.

<신연수기자>yss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