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조사단 "매향리 직접피해없다"…주민 반발

  • 입력 2000년 6월 1일 19시 30분


주한미군 농섬사격장 주민피해를 조사해 온 한미 합동조사단은 지난달 8일 미군기 폭탄투하사건 후 매향리 주민이 신고한 시설 및 가축피해 3459건에 대한 조사 결과, ‘폭탄투하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1일 발표했다.

합동조사단은 앞으로 피해방지를 위해 매향리에 주민피해 신고센터를 설치, 적법절차에 따라 주민 시설 가축피해에 대해 보상을 하는 한편 매향1, 5리 주민 이주대책과 사격방향 및 표적위치 조정 등 농섬사격장 소음최소화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군이 2일 오전9시부터 사격을 재개할 방침이고 이에 맞서 현지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사격장 점거계획을 세우는 등 반발하고 있어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조사단은 이날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지반이 연암층이고 폭탄 6개가 동시 폭발했다는 최악의 가정을 하더라도 1850m 떨어진 해안에 미치는 진동충격은 초당 0.41m로 주택에 최소의 피해를 주는 기준충격인 초당 0.5m 보다 적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그러나 수족경련 불면 등 주민의 피해와 젖소의 유산 등 가축피해가 폭발음과 관련된 것인지는 판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선정 민간전문회사인 경기안전진단공사측은 “조사가 단기간에 육안관측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에 미흡한 부분에 대한 조사가 더 진행돼야 한다”며 독자조사를 계속할 뜻을 밝혔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주민들 "조사결과 받아들일 수 없어"▼

경기 화성군 우정면 매향리 쿠니 사격장 인근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1일 “주민 피해는 미 공군 폭격훈련과 무관하다”는 한미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주민들의 피해는 50여년 동안 계속돼 온 것이지 8일 단 한 번의 폭격훈련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한총련 소속 대학생 등 150명은 이날 사격장 정문에서 “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주민대책위는 “미 공군이 사격훈련을 재개할 경우 6일 시민 및 종교단체 회원, 대학생 등 1만여명과 함께 사격장을 점거하겠다”고 밝혔다.

<화성〓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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