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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11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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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사용이 일상화되었지만 그에 걸맞은 공중의식이나 문화가 뒤따라주지 못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고 정숙을 요하는 곳에서는 남을 배려할 줄 아는 휴대전화 예절이 긴요하다. 버스나 지하철안에서 때로는 폭력까지 부르는 휴대전화 시비가 일어나는 것은 우리 휴대전화 문화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휴대전화 사용은 기본적으로 법과 행정기관이 개입할 성질이라고 할 수는 없다. 최소한의 예절을 통한 자발적인 질서유지가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규제해야 된다는 여론이 벌써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은 그 위험성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은 운전의 집중력을 현저히 떨어뜨려 사고 발생률을 높인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자신뿐만 아니라 남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의 필요성은 더욱 절박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일본의 경우 첫 한달 동안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전달에 비해 4분의 1로 줄었다는 집계가 나와 있다.
또한 병원 내부에서의 휴대전화 사용도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병원내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의료장비에 영향을 끼쳐 치료중인 환자에게 치명적 결과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경고문이 병원마다 나붙어 있으나 외면되기 일쑤다.
정부는 우선 버스 택시 화물차 등 사업용 자동차 운전사의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시행규칙을 오는 7월까지 마련키로 했다. 최근 시내버스 운전사를 규제하기 시작한 서울 부산 광주 울산 등의 예를 확대하는 셈이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휴대전화 사용사례가 가장 많은 자가용승용차 운전자에 대한 규제도 서둘러야 한다. 새 국회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법률이 조속히 제정돼야 할 것이다.
아무리 단속규정을 마련해도 실제로 단속하는 손길이 무디면 무의미하다.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을 철저히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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