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행정 마비…용역회사 노조원 본부점거

  • 입력 2000년 4월 28일 19시 34분


서울대 행정이 28일 청소와 경비를 맡은 용역회사 노조원들의 본부 점거농성으로 마비됐다.

파업 열흘째를 맞아 서울대 시설관리노동조합이 이날 오전 본관 점거 농성에 들어가면서 교직원은 물론 일반인의 출입까지 봉쇄, 본부 보직교수들과 직원 수백명이 오후 늦게까지 건물 안에 갇혔으며 일부 간부들은 아예 출근조차 못한 것. 이에 따라 민원인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었고 점심식사를 하지 못한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야식용 컵라면을 먹거나 바깥에서 밧줄을 이용해 김밥 등 음식을 끌어올리려다 이를 막는 노조원들과 승강이를 벌이는 등 곳곳에서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들 노조원은 당초 서울대 소속이었으나 97년 대학구조조정 때 비용절감 차원에서 용역화됐는데 “용역화로 지난 3년간 월급이 12만원 가량 깎여 상여금과 퇴직금조차 없이 매달 남자 50만원, 여자 37만원선의 극심한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임금인상과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19일 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용역회사 ㈜대호안전관리공사와의 협상이 결렬되자 서울대 대학본부를 점거, 서울대가 협상 당사자로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이대로 문제를 끌고 갈 수 없어 용역업체를 바꾸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며 “직원 임금은 용역업체가 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노조는 1월26일 국내 대학 최초로 설립됐으며 청소 경비직원 318명이 가입돼 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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