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로署 '백기'…유치장에 피의자 한명도 없어요

  • 입력 2000년 4월 24일 19시 04분


‘경찰서에 웬 백기?’

24일 서울 구로경찰서 건물 옥상에 백기가 게양돼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백기가 게양된 이유는 이 경찰서 유치장에 단 한 명의 피의자도 입감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경찰의 오래된 전통에 따른 것.

경찰 당국이 올해 ‘범죄 없는 도시 만들기 운동’ 차원에서 유치장에 각종 범죄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가 없을 경우 해당 경찰서에 백기를 달도록 하는 규정을 만든 이후 서울 지역의 경찰서에는 처음으로 게양된 것이다. 구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정모씨(36·여) 등 5명이 남부지청으로 송치됨에 따라 유치장이 완전히 비었다.

경찰서 본관 정면 게양대에 걸린 백기는 가로 120㎝, 세로 80㎝ 크기로 경찰을 상징하는 포돌이 마크와 ‘유치인 없는 날’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으며 유치인이 한 명이라도 입감될 경우 곧바로 내려진다.

구로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80년 개서(開署)이후 하루 평균 20명 정도가 입감됐고 최근엔 30명이 넘는 등 유치장이 빌 틈이 없었기 때문에 동료들도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로 신기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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