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공장-광산 폐기물 마구 버려 토양오염 심각"

  • 입력 2000년 4월 12일 19시 23분


북한의 환경문제는 주로 공장과 광산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따르면 북한의 환경오염은 공장과 광산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의한 것이 대부분으로 최근에는 경제난으로 인해 산업활동이 위축돼 오염원도 줄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북한의 환경문제와 통일한국의 환경정책 방향’에 대해 연구한 KEI 정회성정책연구부장은 “북한의 공장과 광산들이 오염방지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여기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들을 주변에 그대로 버리는 경우가 많아 토양이나 수질 오염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오염지역은 비료 석유정제 제철 화학 기계제작 등의 중화학 공업시설들이 밀집한 함흥 흥남 청진 나진 문천 송림 남포 순천 등으로 알려졌다.

또 광산이나 탄광에서 버려지는 폐수와 제련 제철소에서 발생한 산업폐수 등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하천에 그대로 방류해 하천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KEI는 설명했다. 특히 두만강의 수질은 공업용수로도 사용이 어려운 5급수 미만, 압록강은 음용수로 부적합한 3급수인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토양과 수질오염 외에 가장 큰 환경문제는 대기오염과 산림 황폐화 문제. 정부장은 “석탄위주의 에너지 공급체계를 유지해온 북한은 저질탄을 과다하게 이용, 대기오염이 심각한데다 경제난이 본격화된 90년대 이후에는 연료난을 목탄(신탄) 사용을 늘리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산림 황폐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식량난을 겪으면서 웬만한 산간지역도 ‘다락밭’이라는 이름으로 개간한데다 땔감과 산나물 채취 등을 이유로 나무를 베어내어 금강산 묘향산 등 관광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야산이 민둥산으로 변했다는 것.

북한해역 가운데서 가장 오염이 심한 지역은 인근에 중화학공업단지가 밀집한 원산 앞바다로 이미 해조류가 사라졌으며 특히 매년 5월말부터 8월초에 걸쳐 적조현상이 자주 발생해 어패류가 거의 멸종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장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남북한의 환경협력 방안으로 북한에 대한 조림사업 지원 등이 검토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에너지 공급체계가 바뀌지 않으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남아도는 석탄 등을 공급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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