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상 효성고문 부부 자택서 피살

㈜효성의 고문 문도상(文道祥·65)씨가 4일 오전 11시경 서울 성동구 옥수동 옥수하이츠 103동 2003호 자택에서 부인 천시자(千詩子·57)씨와 함께 피살된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문씨부부는 안방 화장실에 서로 엉킨 채 누워있는 상태였으며 문씨는 목부위에 2차례, 부인 천씨는 목부위에 4차례 예리한 칼로 깊이 찔린 자국이 있었고 현장에는 문씨 부부가 흘린 피가 흥건히 고여 있었다.

현장을 처음 발견한 문씨의 운전사 이모씨는 경찰에서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아파트주차장에 도착해 승용차를 대기시키고 기다리고 있는데 사모님 친구들이 찾아왔고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 같이 올라가 보니 현관문이 열려있었고 안방 화장실에 문씨 부부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문씨가 3일 오후 5시경 평소처럼 퇴근해 귀가했다는 회사측 관계자의 말에 따라 3일 밤이나 4일 새벽 사이 침입한 강도에 의해 피살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옷가지가 여기저기 널려 있는 것 외엔 특별한 도난품이 없는 점으로 미뤄 원한관계에 의한 살인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문씨의 작은방에서 발견된 피가 묻은 흉기의 지문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는 한편 아파트 현관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 TV를 통해 아파트 출입자에 대한 신원을 조사하고 있다.

문씨의 아들 2명은 모두 외국에 나가 있어 옥수동 자택에는 부인 천씨와 두 사람만 살고 있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