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대학생 장기 이식…6명에 새 삶주고 떠나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12분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대학생이 자신의 장기를 6명의 환자에게 제공, 새 삶의 길을 열어 주고 생을 마감했다.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의료원은 27일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박모씨(26·영남대 4년)의 간과 심장 신장 각막 등을 적출하는 수술을 실시했다.

적출된 장기 가운데 심장은 이날 오전 6시반경 헬기편으로 인천 길병원으로 옮겨져 한 환자에게 이식됐다. 또 박씨의 신장은 대구의 계명대 동산의료원에, 안구는 부산의 동아대병원과 경남 진주의 경상대병원에, 간은 서울 중앙병원에 각각 이송돼 5명의 환자에게 이식됐다.

박씨는 10일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뒤 4차례나 뇌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해 26일 영남대의료원 뇌사판정위원회로부터 뇌사 판정을 받았다.

박씨의 아버지(52)는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잠시 의식을 회복한 아들의 유언에 따라 장기를 기증했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