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TV드라마 공동제작… 2002년 봄 양국 동시 방영

  • 입력 2000년 2월 15일 20시 15분


2002년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하는 월드컵 축구대회에 앞서 양국 국민은 안방에서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내용의 TV드라마를 보게 된다.

한국의 MBC 프로덕션과 일본 TBS TV는 15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2년에 방영할 TV드라마를 공동으로 제작한다고 밝혔다.

드라마는 한국으로 여행간 일본 여대생이 한국 남자대학생을 만나 꾸미는 러브스토리를 다룬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 역사인식을 극복해 가면서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줄거리다. 양측은 드라마의 가제를 ‘프렌드(친구)’로 정했다.

양측은 이 드라마를 2002년 봄 두차례에 걸쳐 4시간 동안 방영할 계획. 물론 같은 시간대에 방영한다.

현재 이장호감독이 한일 합작으로 ‘축구 이야기 3부작’을 만들고 있으나 양국 방송국이 TV드라마를 공동제작해 공동방영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00여명의 언론 관계자들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긍희(李兢熙) MBC프로덕션 사장과 이토 나오키(伊藤直樹)TBS편성국장은 “이 드라마가 양국 젊은이들의 우정을 깊게 하고 문화교류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제작하겠다”고 말했다.

여자주인공을 맡게 된 후카다 교코(深田恭子·18)는 “한번도 한국에 가 본 적이 없어 걱정”이라며 “첫번째 한일 공동제작 드라마라는 부담이 있지만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후카다는 97년부터 주로 후지TV 드라마에 출연해온 인기 탤런트. 한국측 남자 주인공은 5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다. 한국측 연출자는 지난해 방영된 MBC 아침드라마 ‘사랑을 위하여’를 만든 배한천(裵漢千)프로듀서.

이번 드라마는 한일 양측이 완전히 대등한 입장에서 제작하는 것이 특징. 극본 연출 촬영 의상 조명 등 모든 부문을 양측이 상의해서 결정한다. 세부적인 줄거리도 양측 작가가 만나 결정할 예정이다. 드라마 공동제작은 지난해 9월 TBS TV측이 MBC프로덕션에 제의함으로써 결실을 맺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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