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막바지 협상 스케치]본회의 연기등 진통 거듭

  • 입력 2000년 2월 8일 20시 19분


여야 3당은 선거법 처리시한인 8일 오전과 오후 연쇄 총무접촉을 갖고 선거구획정위안 수용여부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 절충에 어려움을 겪었다. 원내총무간 접촉성과가 여의치 않자 여야는 이날 오후2시로 예정된 본회의를 오후8시로 연기하는 한편 예상되는 본회의 표대결을 앞두고 소속의원들을 단속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1인2표 끝가지 걸림돌로▼

○…여야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총무회담을 갖고 선거구획정위의 지역선거구 감축안과 비례대표 선출방식에 대한 절충을 계속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

민주당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는 7일 저녁에 이어 이날 회담에서 지역구-비례대표 이중등록제와 석패율제를 포기하는 대신 전국단위 1인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한나라당에 ‘협상카드’로 제시. 박총무는 또 한나라당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한나라당이 내놓은 16석 감축안(지역구 10석과 비례대표 6석 감축)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후문.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는 이회창(李會昌)총재 등 당지도부와 이같은 민주당의 제의를 놓고 숙의했으나 “1인2표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 무르익던 여야간 타결분위기는 다시 원점으로 회귀.

▼청와대 "표결 낙관못해"▼

○…청와대는 자민련 의원들의 반발 등을 고려, 여야의 수정안이 따로 상정될 경우 표결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고 우려하는 모습.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8일 “늦게 제출한 수정안을 먼저 표결하는 국회법에 따라 민주당이 자민련과 다시 공동여당의 수정안을 만들어 제출하면 한나라당 수정안보다 먼저 표결에 부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민주당 일각에서는 여야가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지역구 감축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1인2표제의 협상카드로 먼저 이 제안을 내놓을 경우 예상되는 여론의 비난을 의식, 겉으로는 쉬쉬하는 모습.

▼자민련 의총 중구난방▼

○…자민련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모을 계획이었으나 소속 의원들의 의견이 중구난방으로 엇갈리는 등 갈팡질팡. 결국 참석의원 상당수가 “우리 당도 독자적인 수정안을 내자”고 주장해 4인소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정.

이날 의총에서 이원범(李元範)의원 등은 “권력심층부에서 자민련을 말살하려하고 있다” “이제 2여공조는 물건너갔다” 등 강경 발언을 계속. 이 와중에도 일부 의원은 “선거구 획정 당시 인구상하한선이 현행 7만5000∼30만명선이 됐어야 했다”는 의견을 개진.

▼한나라 비밀투표 요구▼

○…한나라당은 여당 일부 의원이 1인1표제 수용의사를 밝힘에 따라 무기명 비밀투표방식만 도입된다면 야당안의 표결처리가 무난할 것으로 판단, 무기명 비밀투표방식의 관철을 거듭 요구.

그러나 이날 민주당 박총무는 “민주당은 이미 공개적인 전자투표방식을 제안해놓은 상태이므로 무기명 비밀투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