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화물기 추락]"이륙후 왼쪽선회하다 통제불능"

  • 입력 1999년 12월 24일 19시 45분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 부근 그레이트 핼링베리에서 발생한 대한항공(KAL)소속 보잉 747 화물수송기 추락사고의 원인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됐다.

영국 교통부 산하 항공사고조사국(AAIB)은 24일(현지시간) 한국 건설교통부와 KAL 관계자, 사고 비행기를 제작한 미국 보잉사(社)와 미국 교통안전국(NTSB) 관계자들과 함께 합동조사를 시작했다.

AAIB는 이미 회수한 사고기 음성기록장치(CVR)를 분석하면 사고기가 공중폭발했는지, 지면에 충돌한 뒤에 폭발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행기록장치(FDR)는 발견되지 않았다.

레이더 자료 등을 분석한 스탠스테드 공항 관계자들은 사고기가 이륙 직후 왼쪽으로 선회하는 과정에서 통제불능상태에 빠져 갑자기 추락, 지면과 충돌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KAL 현장조사팀이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사고기 이륙 당시 엔진에 불이 났다는 목격자 증언이 잇따르고 있으며 사고기 추락 당시 조종사들이 비상착륙을 위해 기수를 공항쪽으로 돌려 회항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24일 보도했다.

그러나 영국 교통부와 스탠스테드 공항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사고원인을 어떻게 추정하든 시기상조”라며 “사고기 이륙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AAIB의 스티븐 웹 대변인은 “테러나 적재화물에 의한 폭발, 또는 그밖의 불가항력적 조종불능 상황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한 승무원 4명의 시신 가운데 3구가 23일 수습됐으나 그 가운데 2구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22일 사고 직후 폐쇄됐던 스탠스테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은 24일 정상화됐다.

영국정부는 사고원인 조사결과에 따라 KAL의 영국취항을 부분적 또는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레이트 핼링베리〓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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