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청소년에 유해환경 제공 부끄럽습니다"

  • 입력 1999년 11월 30일 23시 11분


“딸을 둔 부모로서 미성년자에게 대여해서는 안 될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줘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광주시내 A비디오가게 주인이 최근 광주YWCA 청소년유해업소감시단으로부터 유해 비디오테이프의 해악을 지적하는 편지를 받은 뒤 잘못을 시인하며 보낸 답장 내용이다.

광주지역 13개 여고 학생 120명으로 구성된 이 감시단은 올 4월부터 학생 자신들이 직접 경험했거나 친구들로부터 들은 유해환경에 대한 소감을 적어 업소에 보내는 ‘사랑의 편지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노래방 다방 편의점 술집 등에 보낸 편지는 모두 299통.

‘신문에 성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전화서비스광고를 싣지 말아 주세요’, ‘청소년들이 봐서는 안 될 비디오를 빌려줄 때 어린 딸이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주십시요’….

이런 편지를 받은 업주들 중 대부분은 응답을 하지 않거나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80여명은 전화나 편지를 통해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기도 했다.

광주YWCA 청소년부 윤경은(尹敬恩)간사는 “이 운동은 청소년들이 편지를 쓰면서 스스로의 행동을 반성해 볼 수 있고 또 업주들에게 진심어린 호소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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