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특검수사]"사직동팀 내사직전 옷 반납"

  • 입력 1999년 11월 21일 19시 17분


옷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는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를 22일 오전,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는 23일 특검조사실로 출두토록 통보했다.

특검팀은 21일 “연씨를 상대로 라스포사에서 호피무늬 반코트의 배달시점과 반환시점, 나나부티크에서 구입한 옷값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에서 네차례 위증한 경위와 청문회 전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코트배달 일시에 대해 위증을 요구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특히 코트반납이 사직동팀의 내사 직전에 이뤄진 점을 중시, 코트반납에 제3자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키로 했다.

특검팀은 이에 앞서 연씨가 나나부티크에서 200만원을 주고 샀다는 니트코트의 실제가격은 500만원짜리였음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청와대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의 ‘최초 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의 작성 과정과 이 문건이 배씨측에 전달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배씨와 배씨의 사위 금모씨도 주초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

최특검은 20일 문건의 작성과 전달과정에 대해 지금까지 확인한 내용과 특검팀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발표를 취소했다.

특검팀은 이 문건의 전달자가 모 중앙일간지 간부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에 앞서 20일 오전 라스포사 매장에 근무했던 이모씨와 마모씨 등 여직원 2명을 소환해 지난해 12월19일 연씨 승용차 트렁크에 호피무늬 반코트를 실어준 경위와 정씨가 옷 배달 시점 등에 대해 위증을 지시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씨 등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실을 이야기했으나 여전히 정씨가 수사팀에 털어놓은 내용만을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정씨를 상대로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에게 옷값 명목으로 1억원을 요구한 혐의 등에 대해 보강조사를 벌인 뒤 이르면 22일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방침이다.

또 정씨가 올해 1월 사직동팀 조사 직전 ‘이상한 조짐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팩스를 받고 매출 장부를 조작한 것과 관련, 이 팩스를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한편 정치개혁 시민연대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최특검을 적극 지지한다”며 “사법부는 특검팀의 진실규명 작업에 적극 협조하라”고 주장했다.

〈신석호·선대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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