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회장 밤샘조사…검찰 "9일께 영장 청구"

  • 입력 1999년 9월 8일 00시 51분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훈규·李勳圭)는 현대증권 이익치(李益治·55)회장에 대해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이회장이 주가조작을 한 사실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나 관련 자료와 현대그룹관계자들의 진술로 이회장의혐의가대부분 확인됐다”며 “보완수사를마친 뒤 9일 영장을청구할 것”이라고말했다.

검찰은 7일 오후 출두한 이회장을 상대로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현대중공업 등 계열사 자금 2234억원을 동원해 현대전자 주가를 1만4800원에서 3만1200원까지 끌어올린 동기와 경위를 조사했다.

이회장은 검찰조사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반도체 경기의 활황 등으로 현대전자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해 현대중공업 등 계열사에 투자 차원에서 현대전자 주식을 사도록 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장은 또 “검찰이 주장하는 주가조작 기간중 현대전자 주식의 주가상승률은 130%로 전체 상장주식 903종목 중 524위에 불과한 점으로 볼 때 주가를 조작했다고 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

한편 검찰은 정몽헌(鄭夢憲·51)현대전자회장에게 늦어도 9일까지 검찰에 출두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임양운(林梁云)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정회장측에 8일 오전 10시까지 출두하라고 통보했으나 정회장이 ‘다음주 중반 이후에 출두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며 “정회장에 대한 조사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므로 9일까지 출두하라고 다시 촉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현대증권에 252억원의 주식매입 자금을 지원한 현대상선의 박세용(朴世勇)회장과 김충식사장도 7일 소환해 자금지원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6일 소환한 현대중공업 김형벽(金炯璧)회장을 상대로 현대중공업이 현대증권에 1882억원을 제공한 경위 등에 대해 이틀째 조사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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