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싸인 「옷」 벗겨질까… 로비여부 규명 초점

  • 입력 1999년 8월 22일 23시 28분


국회 법사위의 ‘옷사건 청문회’가 23일부터 3일간 열린다. 청문회 출석대상 증인과 참고인은 각각 15명과 4명.

그러나 초점은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 등 3명의 전직고관 부인에게로 모아진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내린 결론은 ‘실패한 로비사건’. 배씨가 이씨를 상대로 옷값 대납 요구를 하다가 이씨의 거부로 미수에 그쳤으며, 연씨는 그 과정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됐다는게 검찰의 공식설명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을 배씨의 ‘1인극’으로 규정한 검찰수사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검찰수사에서 풀리지 않았던 의혹들을 파헤쳐 현정권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야당의원들은 검찰수사에서 옷값대납을 요구한 혐의로 입건된 배정숙씨와 최근 대한생명 경영권을 둘러싸고 정부와 정면대결하고있는 최회장의 부인 이형자씨를 집중접촉, 상당한 증언을확보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23일 출석하기로 돼 있는 배씨의 경우 건강악화를 이유로 청문회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24일 출석할 연씨의 경우 집으로 배달된 코트를 라스포사 의상실에 반납하게 된 경위와 최회장 구속사실을 미리 발설했는지 여부가 집중 추궁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연씨가 모피코트를 적어도 한차례 입었으며 반납시점도 검찰발표처럼 1월5일이 아니고 최소한 사직동팀 내사가 시작된 이후에 뒤늦게 반납했다고 보고 있다.

25일 이형자씨 증인신문에서는 당초 언론에 옷로비의혹을 제기했다가 입을 다물게된 경위와 사직동팀 내사과정이 집중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이번 사건 모두 검찰수사를 통해 의혹이 걸러진 만큼 야당의 불필요한 공세를 차단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최근 법사위 ‘전력강화’ 차원에서 한영애(韓英愛)의원을 배치했다.

여당은 또 상황에 따라서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가 라스포사 의상실에서 고급 옷을 대량 구입했다는 세간의 의혹을 제기하는 등 맞불작전도 불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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