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서울-경기 전역 확산…올 서울 환자발생 작년4배

  • 입력 1999년 7월 9일 19시 30분


서울 등 수도권 전역에 ‘말라리아 비상’이 걸렸다.

올해는 무더위가 빨리 시작돼 예년보다 모기가 유난히 많은데다 특히 말라리아를 옮기는 중국 얼룩무늬날개모기가 수도권 전역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로 경기 북부지역에서 발생하던 말라리아 환자가 최근들어 서울과 경기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9일 서울시와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올들어 서울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는 모두 9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명)의 4배가 넘는다. 특히 6월 이후 집중적으로 환자(56명)가 발생했다.

올들어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늘어난 19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경기 북부지역뿐만 아니라 성남(7) 안양(5) 수원(3) 안산(4) 군포(3) 하남(3) 등 경기 남동부 지역에서도 잇따라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2종 전염병인 말라리아는 이 병에 감염된 환자의 피를 빤 중국얼룩무늬날개모기에 의해 전염된다. 2주∼30개월의 잠복기간이 지나면 오한과 함께 체온이 39∼41도까지 올라가며 심한 두통과 구토증세를 보인다.

서울시 등의 조사결과 올해는 문제의 중국 얼룩무늬날개모기가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6월 한달동안 종로 중 성동 중랑 도봉 서대문 양천 강서 서초 강동구 등 10곳에서 5466마리의 모기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 전체의 5%에 달하는 277마리가 중국얼룩무늬날개모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에선 이 조사가 올해 처음 이루어져 정확하게 비교하기 힘들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모기가 지역별로 예년에 비해 30∼70%가량 늘었고 말라리아모기가 차지하는 비율도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보건원 이종구(李鍾求)방역과장은 “서울 등 대도시의 말라리아 발병자는 대부분이 경기 북부 지역에서 근무했던 전역 군인”이라며 “올해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7,8월중 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기홍·서정보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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