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고보출신 120명, 흰머리 흩날리며 「망향 동창회」

  • 입력 1999년 5월 14일 19시 31분


‘할아버지들의 망향의 동창회.’

14일 오후 서울 도봉구 우이동 그린파크 호텔. 북한 함남의 함흥고보(함남중학) 동창회가 열렸다. 동창들은 대부분 칠순을 넘긴 할아버지들.

이날 모인 동창들은 1백20여명으로 모두들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밝은 표정이다.

함흥고보에서 배출한 인재들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박동묘(朴東昴·23기)회장은 박정희정권시절 농림부장관을 지냈다.30년 이상 어린 제자와 결혼하는 등 화제를 뿌렸던 김흥수(金興洙·20기)화백도 동문이다.

함흥고보 동창회는 6·25전쟁 끝무렵인 53년 설립돼 그동안 매년 두차례 모임을 가져왔다. 그러나 스승의 날을 앞두고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 이날 최고의 화제는 20여년 전 세상을 떠난 한순현선생님이었다.

당시 한선생님은 ‘조선어’를 쓰는 학생들을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감싸주던 스승이었다. 이날 동창회는 통일을 기원하며 끝을 맺었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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