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성남주민『서울 입장료 내란말인가』반발

  • 입력 1999년 2월 25일 19시 28분


"도대체 어디로 다니란 말입니까."

한국도로공사가 그동안 면제해온 출퇴근시간대(오전 6시반∼8시반, 오후 6시반∼8시반) 서울∼판교간 경부고속도로 통행료(1천원)를 27일부터 다시 징수키로 한데 대해 경기 성남시 분당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도로공사의 ‘편의주의 행정’에 이어 서울시가 또 26일 개통되는 분당∼서울 도시고속화도로의 수서인터체인지∼올림픽대로 구간(4.7㎞)을 유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분당주민들은 ‘서울시 입장료’를 내란 말이냐”며 집단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는 25일 “판교톨게이트에서 통행료를 징수할 경우 도시고속화도로에 분당차량이 몰려 올림픽대로로 연결되는 서울 강남의 도로가 큰 혼잡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분산을 유도하기 위해 수서IC∼올림픽대로 구간에서 혼잡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판교 톨게이트의 출퇴근시간대 통행료 징수를 올 연말까지 늦춰달라고 건설교통부에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도시고속화도로로 몰리는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교통량이 많은 출퇴근시간에 통행료를 징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요금은 판교톨게이트 통행료와 같은 대당 1천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한국도로공사는 24일 수서IC∼올림픽대로 구간 개통으로 분당∼서울간 우회 고속화도로망이 완전히 갖춰지므로 27일부터 판교톨게이트에서 하루종일 통행료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분당주민들은 “서울시와 도로공사는 ‘돈 받기에 급급한 행정’을 펴고 있다”며 통행료 징수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분당입주자 대표 협의회 남효응(南孝應·48)회장은 “대체도로가 생겼으니 통행료를 징수하겠다는 도로공사의 논리나 도로정체를 내세워 통행료를 받으려는 서울시의 발상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분당주민들은 내집을 마련하려고 멀리 이사온 사람들인데 대당 연간 60만원이나 통행료를 따로 물어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남회장은 또 “판교톨게이트에서 출퇴근시간대 통행료를 받기 시작하면 돈내는데 시간이 걸려 차량정체가 극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정한(崔廷漢)도시연대 사무총장은 “분당은 정부의 수도권 인구 분산정책에 따라 조성된 신도시로 서울과 떼놓을 수 없는 동일한 생활권”이라며 “판교톨게이트와 도시고속화도로에서 통행료를 징수하기 전에 서울∼분당을 연계하는 대체도로와 대중교통 수단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당=박종희·이진영기자〉parkhek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