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체벌교사 수업중 연행

  • 입력 1998년 12월 16일 07시 59분


학생에게 체벌을 가한 여고 교사를 경찰이 수업 도중에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연행, 무분별한 교권침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 잠실3파출소 경찰 2명은 14일 오후 3시40분경 서울 송파구 Y여고에서 7교시 수업중이던 홍모교사(29)를 불러낸 뒤 “폭행 신고가 들어와 조사할 것이 있다”며 1학년 전모양(16)과 함께 112순찰차에 태워 파출소로 연행했다.

이에 앞서 홍교사는 이날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1학년 반 수업시간에 “숙제를 너무 많이 낸다”며 따지는 전양의 머리를 손으로 4,5대 때리며 꾸짖었다.

홍교사는 이후 수업을 계속했으나 익명의 여학생이 “교사가 학생을 마구 폭행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학교로 출동, 홍교사와 전양을 파출소로 연행한 뒤 각각 자필 진술서를 쓰게 하는 등 조사를 벌이다 연락을 받고 찾아온 전양의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 30여분만에 이들을 학교로 돌려보냈다.

학교측은 홍교사가 교사로서의 권위를 잃어 담임교사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 15일 담임교사를 교체했다.

잠실3파출소측은 “임의동행 과정에서 학교측의 양해를 구했고 홍교사도 순순히 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관계자는 “연행당시 학교측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으며 어떤 이유든 수업중인 교사를 학생들 앞에서 연행하는 것은 명백한 교권침해”라고 반발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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