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銀 희망퇴직 「男少女多」…12개월치 위로금등 매력

  • 입력 1998년 10월 15일 19시 08분


감원 작업을 벌이고 있는 조흥 상업 한일 외환 제일 서울 등 9개 은행에 접수되는 퇴직신청이 예상보다 많은 편이다.

작년말 대비 32% 이상 인원을 감축해야 하는 이들 은행중 평화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이 15일 현재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조흥 서울 충북은행은 14일이 마감이었으나 행원급 여직원의 신청이 폭주한데 비해 4급 대리나 과장의 신청은 극히 적어 마감시한을 주말까지 연장했다.

조흥은행은 노사가 합의한 32%선보다 많은 직원이 퇴직을 희망해 실제 퇴직하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전망이다.

외환은행도 목표치인 32%를 초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여행원 퇴직신청 폭주 ▼

조흥은행은 14일 현재 퇴직신청자가 목표치인 32%(2천2백7명)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여행원이 무려 1천여명 이상 퇴직을 신청했다. 여행원들의 경우 정규퇴직금 외에 특별퇴직금으로 월평균 임금(연봉을 12개월치로 나눈 금액)의 12개월치인 2천만∼3천만원을 손에 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하면 누구나 계약직으로 다시 채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여행원들이 어차피 은행에 연봉제가 도입되면 단순사무직으로서 높은 연봉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고 이번 기회에 계약직으로 돌아서는 분위기.

충북은행은 이를 예상해 남녀를 막론하고 행원급은 퇴직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 대리 및 과장급 남자직원 저조 ▼

조흥은행은 14일 퇴직신청을 마감하려 했으나 대리 및 과장급 남자직원의 신청이 목표치에 크게 못미쳐 행원급을 제외한 직원에 대해 이틀 더 신청을 받기로 했다.

은행의 대리나 과장은 대부분 33∼43세의 연령층으로 ‘모아놓은 돈도 없는데 아이들은 한창 커가는’ 세대에 속해 쉽게 직장을 포기하지 못한다는 것.

14일부터 퇴직신청을 받기 시작한 외환은행은 조흥은행과 같은 사태를 사전에 막기 위해 부장급에서 대리급 직원까지 인사고과 성적을 개별 통지했다.

고과는 S, A, B, C, D 등 5등급으로 C, D등급은 퇴직을 고려해 보라는 무언의 압력이다.

▼ 상위직급 목표치 무난히 달성 ▼

대부분의 은행이 차장급 이상 상위직급은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했거나 달성할 추세다.

조흥은행은 담당임원이 직접 차장 부장들을 접촉, 퇴직을 권유한 결과 목표치를 달성했다.

한일과 상업은행은 본점의 실장 부장들이 모범을 보인다는 차원에서 각각 14일과 15일 전원 사표를 제출했다.

두 은행에서 ‘1급은 46년 이전, 2급은 48년 이전, 3급은 50년 이전 출생자는 전원 나간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 전례없는 12개월치 특별퇴직금 ▼

각각 5백50명과 8백명을 줄여야 하는 제일 서울은행은 조흥 외환 상업 한일 등에 비해 인원감축 비율이 적어 상대적으로 느슨한 편.

특히 두 은행은 올 봄 각각 1천8백49명과 1천5백명을 퇴직시키면서 5년 이하 경력자는 3개월치, 5∼10년 경력자는 5개월치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데 비해 이번에는 12개월치를 지급할 수 있게 돼 그때보다 훨씬 작업이 수월하다는 반응이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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