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회창 죽이기』 격앙…虛舟『검찰서 진실 밝혀주길』

  • 입력 1998년 9월 21일 19시 31분


사정태풍의 영향권에서 비켜나가는 듯하던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가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다시 격앙된 분위기에 휩싸였다.

지난 주말 부산규탄대회 등 장외투쟁을 통한 대여 강공에도 불구하고 여권과의 물밑대화 재개움직임을 보이면서 조심스레 ‘국회정상화’쪽으로 U턴을 시도하려던 당내 일각의 온건기류는 완전히 가라앉았다.

한나라당은 김전부총재가 수사대상에 오른 것은 철저하게 ‘이회창(李會昌) 죽이기’라는 각본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상목(徐相穆) 백남치(白南治)의원 등 이총재 측근에서부터 시작한 여권의 사정공세가 이총재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이기택(李基澤) 김윤환전부총재에게까지 이른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이총재 제거음모라는 것이다.

이총재도 김전부총재 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와 달리 극도로 불쾌한 심사라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당사자인 김전부총재는 거듭해서 “결코 대가성 있는 돈을 받은 일이 없다”고 잘라말하며 자신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나도 이 나라 정치에 나름대로 기여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며 “이런 식으로 흠집을 내는 것보다 차라리 부를 일이 있으면 불러서 진실을 밝혀주는게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저 사람들이 나를 없애야 새 판을 짤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짤막하게 반문했을 뿐 가급적 주석을 달지 않으려 했다.

그렇지만 측근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검찰의 수사내용을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등 당혹스러워하는 빛이 역력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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