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한보수사 공통점]거물들 구속-부당대출「몸통」몰라

입력 1998-09-17 19:13수정 2009-09-25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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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비리 수사가 지난해초 정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보 수사와 여러가지 면에서 닮은 꼴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수사착수 경위. 거액의 부도를 내고 쓰러진 한보와 경성 두그룹이 각각 5조원과 1천억원대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정치권 로비 등의 의혹이 제기되자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과정에서 걸려든 여야의 거물급 정치인들도 그 ‘분포’나 ‘중량감’이 매우 비슷하다. 한보사건의 경우 홍인길(洪仁吉) 김우석(金佑錫) 황병태(黃秉泰)의원 등 민주계 실세와 당시 야당총재였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분신’인 권노갑(權魯甲)의원이 구속됐다. 이번에도 여당의 차세대 주자인 정대철(鄭大哲)부총재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인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가 걸려들었다. 공교롭게 여당과 야당의 ‘구색’이 잘 갖춰진 느낌마저 안겨준다.

경성수사의 책임자인 서울지검 특수1부 박상길(朴相吉)부장이 한보때도 대검 중수부 2과장으로 주임검사를 맡았던 것도 묘한 인연. 이에 따라 박부장은 검찰내에서 거물 정치인을 가장 많이 구속한 ‘거물 킬러’로 기록될 전망이다.

수사진이 한번씩 교체되며 재수사로 이어진 곡절도 공통점. 한보의 경우 대출압력을 행사한 ‘몸통론’이 불거지면서 축소수사라는 여론의 지탄을 받자 중수부장이 교체되는 등 파란을 거쳐 김현철(金賢哲)씨 구속 수사로 이어졌다. 경성의 경우도 로비대상 정치인을 밝혀내고도 수사를 서둘러 종결하는 바람에 수사진이 교체되고 나서 정치권에 대한 수사가 재개됐다.

무엇보다 닮은 점은 두 수사 모두 수조원에서 수천억원의 부당 대출을 가능하게 한 ‘몸통’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

한보의 경우 검찰은 ‘깃털론’을 제기한 홍의원이 ‘몸통’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진짜 ‘몸통’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많다. 경성 역시 ‘경성리스트’에서 밝혀진 구민주계 실세 등의 혐의는 드러나지 않은 채 정부총재와 이전부총재만 대출과 관련없는 개인비리로 걸려든 형국이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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